저는 지금 멘붕입니다.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잠깐 할까 합니다.

옛날에 저는 진보였습니다. 
대학다닐 때 그렇게 하지말라는 학생운동에 가담했었고 한때 추천받아서 민노당에 가입하기도 했죠.

그런데 완전 골수는 아니었던지, 일명 F-15 자전거 논란과 효순, 미선 사고 그리고 뒤늦게 깨닫게 된 제2 연평해전으로 진보라는 이념에 회의를 가지게 되었고, 2006년 일심회 사건을 계기로 민노당에서 탈당했습니다.

각설하고 탈당계를 제출하고 정치에 관심을 끊었습니다.
그동안 배우고 믿어왔던 신념들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세상과 등지고 살았습니다. 정확히는 인터넷 세상이었죠.
그때부터 저는 철저하게 인터넷과 정치, 시사와는 철저하게 담을 쌓고 야인처럼 살았습니다.

그때였던 것 같습니다. 바로 5년 전.
17대 대선으로 시끄러웠고, 알고보니 제가 수꼴이 되어가고 있음을 친구들을 통해 자각하게 되었던거죠.

당시 이명박의 BBK의혹과 공약으로 들고나온 전재산 기부공약을 보고도 이에 대한 비난은 멈추지 않았던 겁니다.

이유요? 그런 것 없었습니다.
근거요? 그런 것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한마디 했습니다. "노무현은 빨갱이다!"

이유요? 많았죠.
근거요? 많았죠.

근데 말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말할 수 없었죠.

일순간 찬물을 끼얹은 분위기를 감당하지 못했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말 기나긴 설명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겁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돌이키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



5년이 지났습니다. 어제 그 친구들과 다시 만났습니다.

이제는 예전보다 더 큰 친구들의 분노를 저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의 모습이 재현되는 걸 지켜봐야 했습니다.

민영화가 나옵니다, 원전이 나옵니다, 
국정원의 음모가 나오고 앞으로 독재정권과 언론장악으로 암울해진다고 말합니다.

그때보다 달라진 것이 있습니다.

이유요? 많았죠.
근거요? 나꼼수.

그때보다 많이 달라졌고 진화했음을 알게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랑 달라지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아닌가? 나도 달라졌구나...

주진우의 재능을 안타까워하고 나꼼수의 언론개혁이 무산되는 것도 모자라 천안함이 우리나라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애국이라고 떳떳하게 말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저는 너무나 외로웠습니다.

그래서 말했습니다. 아니 말 안할 수 없었죠.

하지만 일순간 찬물을 끼얹은 분위기를 감당하지 못했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말 기나긴 설명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돌이키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


저는 지금 멘붕입니다.

정치적으로 보면 저는 변절자이고, 가끔은 반대진영에 있다가 뛰쳐나온 도망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씁쓸합니다, 외롭습니다.

친구 몰래 쓴 이 글이 틀켜서 블폭하게 될 것 같아서 서글픕니다...

그리고 5년 전 그때처럼 제2의 광우병, 제2의 좆불사태가 벌어질 것 같은 예감이 강하게 들더군요...

덧글

  • ∀5 2012/12/23 15:28 #

    ㅠㅠ 힘내세요 ㅠㅠㅠㅠㅠㅠ
  • kuks 2012/12/23 15:31 #

    ㅠㅠ
  • 검은하늘 2012/12/23 15:40 #

    뭐라 해드릴 말이 없네요.... 힘내시라는 말 밖에는요...
  • kuks 2012/12/23 15:52 #

    ㅠㅠ
  • 2012/12/23 15:4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2/23 15:5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12/23 16:2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2/23 16:2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12/23 21:4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12/23 21:4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風林火山 2012/12/23 18:16 #

    힘내세요.
  • kuks 2012/12/23 21:49 #

    감사합니다.
  • 風林火山 2012/12/23 21:49 #

    개꼴칰야구 얘기나 하죠. 이번에 졸라 비싼 애 물어왔더군요.
  • kuks 2012/12/23 21:52 #

    그 외국인 투수 말인가요?
    제가 과거에 삼빠였다가 김응룡 때문에 칰팬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2차 엑소더스를 심각하게 고려중입니다... OTL

    아!내가 마이너스 팬이다!
  • 風林火山 2012/12/23 23:27 #

    음 덧글 다시는 것 보고 칰빠로 예상했는데 아니었군요!!!!!
  • kuks 2012/12/23 23:38 #

    빠라고 하기에도 미안할 정도입니다만 칰에 대한 애정은 계속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대구살면서 초딩 때부터 한화응원 많이 했습니다.

    그저 김응룡이 싫었을 뿐이지요... ㅠㅠ
  • 風林火山 2012/12/23 23:39 #

    코끼리때문에 팬이 되셨다면서욧!!!
  • kuks 2012/12/23 23:46 #

    아, 제가 오해가 되게 리플을 달았군요, 죄송합니다...

    그러니깐 코감독이 들어오자 삼빠에서 칰팬이 되었고, 멤버쉽에도 가입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싫었던 코감독이 다시 한화로 오니 제2의 엑소더스를 고려중이라는 거죠...

    12년 동안의 정이 너무 들어서리... ㅠㅠ
  • 風林火山 2012/12/24 00:04 #

    음 그렇군요. 그럼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시는 것이!!!
    저도 진지하게 고민 중입니다. 갈아타면 돈성이 될 듯
  • oldman 2012/12/23 19:11 #

    정말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저도 힘내시라는 말씀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네요.
  • kuks 2012/12/23 21:49 #

    아무 생각없이 바람쐬고 왔더니 괜찮아졌습니다. 감사합니다.
  • 漁夫 2012/12/23 19:54 #

    그래서 친한 친구들끼리나 후배들 앞에선 정치 얘기 하지 않습니다.

    저도 페북 계정 있습니다만 거기선 정치 얘기 안 하지요.
  • kuks 2012/12/23 21:50 #

    역시 어른들의 말은 틀린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도 이제 곧 중년인 걸요... 안 될거에요, 아마...
  • 워싱턴 2012/12/23 21:32 #

    가급적 지인들 앞에서는 정치를 주제로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좋고,

    굳이 하게 될 때를 대비해 미리 공부해 두시는 게 좋겠습니다.
    적어도 상대를 설득시킬 수 있는 수준까지는요.
  • 2012/12/23 21:5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사과계피 2012/12/23 21:50 #

    대체로 수꼴은 비슷한 경로로 되어가는것 같습니다.
    확실히 정치는 이성이 아니라 감성의 영역인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도 블폭은 안하셨으면 좋겠네요.

    저는 이번에 2번에 투표했음에도,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알바로 몰리고;
    페북에서 국개론만은 아니라고 이야기 했다가, 달리는 덧글들을 보고.. 그냥 조용히 지웠습니다.
  • kuks 2012/12/23 22:02 #

    http://kuksism.egloos.com/1220797

    말씀 감사합니다.
    사실 수꼴이라는 것도 자칭 진보진영에서 참칭하는 겁니다.
    세상에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것이 정치성향인데 그걸 2분법으로 제단하는 것이 문제지요.

    제가 여기서 진보진영을 비난하는 것은 2번을 찍어서가 아니라 선거패배의 원인을 자기자신부터 찾지 못하는 일부의 행태 때문이지요.

    그런 점에서 사과계피님같은 중간에서 소신을 가지신 분들이 더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 한국 짱 2012/12/23 22:16 #

    젊었을 때는 다들 입진보 아니었음매?
  • kuks 2012/12/23 22:19 #

    당시 그 중에서도 저는 골수에 가깝기는 했죠.
    기갑부대에서 복무한 경험과 밀리터리 지식이 없었다면 지금쯤 입진보왕이 되었을지도?
  • 한국 짱 2012/12/23 22:20 #

    다들 입진보였던 과거가 있었던 거 아니었나요? ㅋㅋㅋ
    나만 입진보였을리 없잖아!
  • 2012/12/23 22:2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12/23 22:2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워싱턴 2012/12/23 23:16 #

    심지어 저마저도 2002년~2003년 사이에는 잠깐 저쪽이었습니다.
  • 漁夫 2012/12/27 22:39 #

    전 오히려 사고방식이 더 좌파 쪽으로 옮겨간 사례입죠 ㅎㅎㅎㅎ
  • 2012/12/23 22:4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2/23 22:5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12/23 23:0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12/23 23:0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風林火山 2012/12/23 23:41 #

    전 어느 것이 수꼴이고 어느 것이 좌빨인지 모르겠네요. 민족주의와 왕정옹호야 말로 극우아닌가
  • kuks 2012/12/23 23:52 #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보수와 진보로 나누는 것 보다는 서로 수꼴과 좌빨로 분류하는 것이 더 정확해 보이기는 합니다.

    이런 표현을 쓰는 이유는 어느 진영이라고 보수와 진보로 명확한 분류가 힘들다는 것인데,
    말씀대로 수꼴이라고 해서 무조건 민족주의나 왕정옹호의 극우 포지션을 취하지는 않으니 말입니다.
  • 케이샤이 2012/12/24 12:45 #

    저도 그래요 뭐. 힘내요.
  • kuks 2012/12/24 15:36 #

    말씀 감사합니다.
  • 래칫 2012/12/24 23:18 #

    저도 뭐 고딩때 전교조에 선동당해가지고 좃불집회 이런거 다 나가봤는데

    변절이라기 보다는... ㅋㅋㅋ

    짬뽕먹다가 짜장으로 갈아탔다고 욕먹을일은 아니잖아요?
  • kuks 2012/12/24 23:21 #

    어유, 그래도 래칫님은 선동당하신 거지만, 저는 거의 선동하던 입장에서 더러운 꼴 보고 뛰쳐나온 거라서요...
  • 2012/12/25 18:1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2/25 20:0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데지코 2012/12/27 22:40 #

    자유대한으로의 귀순을 환영합니다.
  • kuks 2012/12/27 22:42 #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그네공주에게 한표를 던졌으니 이래저래 적화통일의 기치를 드높이게 되었습니다. ㅋㅋㅋ
  • 데지코 2012/12/27 22:43 #

    과거에 한번이라도 좌빨 안해본자 돌을 던져라
  • kuks 2012/12/27 22:59 #

    갑자기 이런 개드립이 생각납니다.

    "누구를 위하여 돌을 던지나?"
  • 싯딤 2012/12/27 23:53 #

    휴 힘내세요...남말할 처지가 ㅠ
    전 거기다 기독교인까지 되어서 인간관계가 많이정리됨 ㅇㅇ
  • kuks 2012/12/28 01:26 #

    말씀 감사합니다.
    싯딤님도 힘내시고 연말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 2012/12/28 01:3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12/28 01:5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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