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에 대해서 한마디

2년 2개월 동안 복무하면서 당시 주어졌던 정기휴가는,

100일 휴가 4박 5일
일병 정기휴가 9박 10일
상병 정기휴가 9박 10일
병장 정기휴가 14박 15일

여기에 정량제라고 해서 10일인가 12일인가 주어졌는데
당시 부대정책에 의해서 외출, 외박으로만 사용가능했고
특별한 경우에 의해서 5일이내로 휴가로 사용가능했음.


나는 저기서 정기휴가랑 정량제 3일을 사용했음.

상병 때 부모님이 교통사고를 당했음에도 부대훈련 때문에
나중에 보내준다는 중대장 약속을 믿고 청원휴가를 미뤘는데,
이 약속은 무참하게 짓밟혔고 그것도 모자라 
정량제를 사용하지 못해서 군기교육대까지 다녀옴.

이 사연은 좀 복잡한데
당시 부모님의 교통사고로 집안사정이 어려워져서 외박을 갈 수 없는 상황이었음.

외박을 가려면 여관을 잡아야 하는데 이 비용으로 최소 5만원이 필요했음.
거기다 밥 사먹으려면 최소 2만원 정도가 드니 여관비를 같이 외박가는 전우들과 나눈다고 해도...

그래서 외박 못 가고 있었는데 이게 사단감찰에서 문제된 모양.

처음에 행정실에서 압박이 들어왔는데 돈 없어서 못 간다고 했음.
압박이 심해지자 일단 외출가서 다른 소대 부소대장님께 밥 얻어먹고 영화보고 복귀함.

그런데 이번에는 외박을 가야한다고 지랄하는데 돈없어서 못 간다고 했음.
소대장이 돈 빌려준다고 했는데 난 빚지기 싫고 갚을 여력이 없다고 했음.

결국 병장진급하게 되었고 당시 1일 밖에 쓰지 않은 정량제가
중대게시판에서 압도적으로 등극하면서 다시 압박이 들어옴.

최후의 수단으로 중대장에게 상병 때 약속받은 청원휴가를 요청했으나 쿠사리 먹음.

씨발 아무리 궁하다고 해서 교통사고로 입원하고 
그 후유증으로 통원치료까지 하는 부모님에게 누가 손을 벌림?
당시 병장월급은 금연으로 연초비(담배값)까지 긁어 모아야 겨우 2만원이 넘어갔음.

버티다가 버티다가 결국 지시불이행으로 군기교육대 갔음.
징계때문에 정량제도 5일 까인 것은 덤...
그래도 남은 정량제 때문에 계속 압력받은 것은 덤덤...

결국 상병 정기휴가 이후로 8개월 동안 보지 못한 
아들 얼굴이 보고 싶어서 8시간 동안 올라오셨더랬지...

진짜 지금 생각해도 눈물나는 이야기인데 그래도 죽으란 법은 없었는지 
여단장 포상휴가로 5박 6일 다녀옴.


덧글

  • 멋부리는 눈토끼 2014/06/13 11:29 #

    와 진짜 군생활은 역시 여기나 저기나 더럽군요.

    그나저나 2년 2개월이면 연세가...
  • kuks 2014/06/13 11:36 #

    저보다 고생하신 분들도 많으니...

    직접적으로 밝히기는 그렇고 링크 참고요. ^^
    http://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700
  • 나루 2014/06/13 13:07 #

    ㅠㅠ 정말 고생많으셨군요...
    전 공군이라 휴가는 6주에 2박3일에 연가에 포상합치면 그럭저럭 자주 나온편이고 부모님도 건강하셔서 손벌리며 지냈지요 ㅠ
  • kuks 2014/06/13 19:50 #

    뭘요, 공군이 널럴하다해도 복무기간이 더 길지요.
    입대성적이 좋아서 주거지 근처에 배치받지 못해서 방공포대 같은 곳에 떨어지면 그게 더 고생입니다.
  • 나루 2014/06/13 20:25 #

    흑흑흑 제가 그놈의 방공포였지요...
    성적은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도 어찌어찌하다보니 흐흑 ㅠㅠ
    근데 육군이라 힘드신거보다도 개인사정으로 고생 많이하신거같아서요 ㅠㅠ
  • kuks 2014/06/14 19:29 #

    방공포라니!
    하긴 공군 기수빨이 좀 세야 말이지요.
    저야 전역한지 십수년이 지났으니...
  • plastic욱이 2014/06/13 16:03 #

    전 성과제 외박 운운하는 바람에 성과(?)없이는 나갈 수도 없었다던 슬픈 이야기...가 있죠...군대는 어디나 똑같아요....그래서 사격측정해서 외박 나가던....뭤같던 추억만 나서 진심 욕나오던 경험....아....!!
  • kuks 2014/06/13 19:57 #

    그놈의 성과제니 뭐니 해서 진급누락까지 받은 사례도 있더군요.

    사실 외박에 있어서는 집이 가까우냐에 따라서 사용편차가 커서 저처럼 하루도 쓰기 힘든 경우가 있기에 그 형평성 때문에 도입된 걸로 압니다.
    그런데 사격측정과 연계한 걸 보니 어지간히 빡빡한 부대인듯.
  • BigTrain 2014/06/13 17:43 #

    휴가를 안 간다고 군기교육대라니..

    요즘 병장 월급이 15마넌 정도 되는 것 같더군요. 겁나 짜다는 생각이 들어야 정상인데 "꽤 받네?"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걸 보면 저도 어쩔 수 없는 예비역인가 봅니다. --
  • kuks 2014/06/13 20:02 #

    행보관이나 중대장이 이해하지를 못하니 지시불이행이라고 생각했나보죠.

    제 월급이 여관비 정도만 되었어도 그럴 일은 없었을테니 BigTrain님의 생각도 무리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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