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시신 사진을 보고 떠오르던 詩

풍장(風葬) I
황동규
 
내 세상 뜨면 풍장시켜 다오
섭섭하지 않게
옷은 입은 채로 전자 시계는 가는 채로
손목에 달아 놓고
아주 춥지는 않게
가죽 가방에 넣어 전세 택시에 싣고
군산(群山)에 가서
검색이 심하면
곰소쯤에 가서
통통배에 옮겨 실어다오
 
가방 속에서 다리 오그리고
그러나 편안히 누워 있다가
선유도 지나 무인도 지나 통통 소리 지나
배가 육지에 허리 대는 기척에
잠시 정신을 잃고
가방 벗기우고 옷 벗기우고
무인도의 늦가을 차가운 햇빛 속에
구두와 양말도 벗기우고
손목시계 부서질 때
남몰래 시간을 떨어뜨리고
바람 속에 익은 붉은 열매에서 툭툭 퉁기는 씨들을
무연히 안 보이듯 바라보며
살을 말리게 해 다오
어금니에 박혀 녹스는 백금 조각도
바람 속에서 빛나게 해다오.
 
바람 이불처럼 덮고
화장(化粧)도 해탈(解脫)도 없이
이불 여미듯 바람을 여미고
마지막으로 몸의 피가 다 마를 때까지
바람과 놀게 해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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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자기 죽을 때을 알고 홀연히 떠났다는 가정하에.

반드시 지옥에 당도했기를 바란다.


덧글

  • 별바라기 2014/07/23 22:33 #

    Go to hell !!
  • kuks 2014/07/23 23:14 #

    간절한 염원을 염라대왕에게.
  • K I T V S 2014/07/23 22:46 #

    지옥에서.. 요절한 아이들에게 수억년 동안 밟히는 벌을 받기를..
  • kuks 2014/07/23 23:15 #

    죗값치르느라 시간이 모자랄 지경...
  • 별일 없는 2014/07/23 22:55 #

    그냥 감방에 있었다면 죽지도 않았을것을 괜히 튄다고 설레발치다가 백골진토되서 골로간 머저리
  • kuks 2014/07/23 23:17 #

    그동안 피해입은 사람만 불쌍하게 되었습니다.
  • 별일 없는 2014/07/23 23:29 #

    머저리가 죽어서 나라가 더 개판될거 같은 느낌이 존나 옵니다.
  • kuks 2014/07/23 23:31 #

    아아 그놈의 음모론! ㅠㅠ
  • Allenait 2014/07/23 23:26 #

    갈 곳은 지옥 뿐이겠죠
  • kuks 2014/07/23 23:30 #

    그렇습니다.
  • 心月 2014/07/23 23:30 #

    바퀴벌레 죽었다고 사태의 본질이 해소된 건 아니지만, 인과응보란 측면에서 그나마 위안이네요.
  • kuks 2014/07/23 23:31 #

    그렇긴 한데 이 사람의 죽음으로서 더 중요한 피해보상과 수사진척의 난항이 걱정됩니다.
  • plastic욱이 2014/07/23 23:37 #

    갈곳은 지옥뿐..

    하루에 한번씩 세월호 안으로 빠져들길....
  • kuks 2014/07/23 23:44 #

    구원파에서 지옥을 어떻게 묘사했을지 모르겠지만 제대로 당도했기를 바랍니다...
  • 바탕소리 2014/07/24 00:30 #

    지옥으로 떨어져라, 유병언 이 저주받을 늙은 여우야.
  • kuks 2014/07/24 09:11 #

    염라대왕님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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