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양해군 : 논란의 시작

본인은 오늘 명(命)에 의해 해군의 지휘권을 유삼남 제독에게 인계하고, 38년간 아끼고 사랑해온 해군 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2년 전 본인은 바로 이 자리에서, 기동함대 체계를 갖춘 대양함대 건설의 초석을 놓는 데 모든 정열을 불태우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우리는 많은 일을 함께 이루어 냈습니다. 부족한 간부 문제를 해결하였습니다. 대통령으로부터 해군력 건설 종합계획에 대해 재가를 받아 이미 상당 부분 실천하고 있습니다. 해상초계기 및 잠수함 도입과 전력화, 장갑차와 155㎜포 확보, 최초의 국산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 진수 등을 통해 입체 전력의 기반을 닦았습니다. 

그러나 이는 초기 단계에 불과합니다. 우리에게는 가야 할 멀고 험한 길이 있습니다. 그 길에, 북한의 무분별한 책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첨예한 국가 간의 이익 대립이 있을 수 있으며, 극단적인 민족주의의 광란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어떠한 북풍과 남풍이 불어 오더라도, 우리는 통일 전·후를 막론하고 ‘바다로 오는 적은 바다에서 막아야’ 합니다.

대통령께서는 해사 졸업식에서 95년부터 계속하여 대양 해군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특히 금년은 대양으로 나아가 나라의 주권과 국가 이익을 수호할 수 있는 ‘전략적 기동전력’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하셨습니다. 대양 해군 건설은 이미 국가의 의지와 국민적 합의가 된 것입니다. 여기에 이의를 달아서는 안될 것입니다. 과거 우리가 통일 국가를 이루었던 과정에는 반드시 해군력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대양 해군을 키워야 하는 당위성입니다. 

충남 온양역 광장에 세운 이충무공 기념비에는 ‘먼저 국가 민족 앞에 身의 私가 없어야 할 것을 알라’라고 쓰여 있습니다. 지난 2년간 기강을 확립하고 전력을 건설하며 인재를 양성한다고 노력하였습니다만, 제가 집행한 일이 모두 옳았다고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고백하거니와 그 과정에서 私를 제어하기가 그렇게 힘들었습니다. 이것은 앞으로도 公人의 영원한 숙제가 될 것입니다. 

끝으로 이순신 제독을 생각하며 마음에 새겨두었던 일절을 상기하며, 저의 해군 복무의 막을 내리고자 합니다.

‘어찌해 그 시절 그 풍토에 한 떨기 연꽃 같은 그 분을 주셨을까. 하늘이 그래도 이 민족을 살려 두려고 그랬을까.’ ‘그 날의 이순신을 생각하고 오늘의 우리를 돌아볼 때 부끄럽지 아니한가.’ ‘이 세상을 떠나 그 분을 뵙게 될 때 감히 머리를 들 수 있을까.’ ‘의심날 때, 낙망될 때, 고난이 닥쳤을 때 이순신 제독 그 분을 기억하라, 뱃사람아! 네 눈시울이 뜨거워지리라.’ 
제20대 해군참모총장 이임사(안병태, 1997년 4월 1일)


참고로 안병태는 지금의 함상토론회와 해양수산부 창설의 시발점이며 당시 합참에서 예산분배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사람.

본문에 나오는 '전략적 기동전력'이 가시화 된 것이 제7 기동전단이라고 본다면, 제주해군기지의 건설이 처음 계획된 시점과 일치하기 때문에 대양해군 논란떡밥과 맞물려서 지금도 내외부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음.

그리고 '함정제일주의'는 마한(Alfred Thayer Mahan)의 사상에 영향을 받은 손원일 제독과 그 후임인 박옥규 제독이 표방한 것이고, 당시 해군전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서 트라우마처럼 계승된 것이 아닌가 생각됨.

솔까 2000년대까지만 해도 림팩에 초계함을 끌고갔고 막강한 일본해상자위대에게 여차하면 압살당할 수준인 것이 작금의 현실이니깐...

IMF만 아니었으면 2010년 도입을 목표로 했던 경항모가 지금 굴러다닐지도 몰랐을 것임.

그런데 그 롤모델이었던 영국해군은 최근에 다 갈아엎고 정규항모 체제로 변모하려고 하는데...;;;

덧글

  • 별바라기 2014/08/12 11:58 #

    정치적인 용어 정도로 해석하면 되는데, 유독 목숨거는 사람들이 있는것 같아요.
  • kuks 2014/08/12 18:29 #

    네, 대양해군을 최종목표로 한 것은 좋지만 그 과정에 있는 함정도입부터가 삐걱대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요.
  • 팬저 2014/08/13 00:51 #

    대양해군은 전략적 기동전단이라 봐야겠죠. 해군의 행사시 마다 등장하는 것이니까요. 2개 기동전단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긴 한데 2020년 후반되어야 2개 기동전단이 될 것입니다. 이 2개 기동전단이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고 그 사이 세계 정세는 많이 변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우리가 2개 기동전단까지 만들지 그렇게 되지 않을지는 장담을 못하겠네요. 일단 대양해군이라는 말에 너무 혹 하지 않았으면 하네요. 2개 기동전단이 구성된다고 해도 일본의 60% 전력이 되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만.... ㅠㅠ
  • kuks 2014/08/13 01:08 #

    말씀 감사합니다.
    대양해군은 당분간 해군의 캐치프레이즈로만 남겨두고 전력의 내실화에 기했으면 좋겠습니다.
    2개 기동전단은 중기적으로도 힘들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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