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 : 다큐였다면 만들어 질 수 없는 영화



관점이 다르니깐 넘어가려 해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어서 트랙백 겁니다.

먼저 개봉시점 변경이 어떻게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여기서 원래 개봉예정일이었던 6/10부터 지금까지의 통계자료를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음)

연평해전이 개봉을 연기하면서 만난 영화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쥬라기 월드의 개봉일인 6월 11일과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의 개봉일인 7월 2일 사이에 개봉한 작품이 극비수사(6/18), 소수의견(6/24),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6/18), 19곰 테드 2, 그리고 나의 절친 악당들(이상 6/25) 등이 있습니다.

이 영화들이 개봉하기 전에는 연평해전 보다 흥행기대에 밀렸던 것들입니까? 글쎄요.
오히려 제작도중 엎어져서 주연배우가 물갈이 되고 제작비가 모자라서 촬영이 수 년 미뤄진 연평해전보다 캐스팅이나 홍보면에서 결코 밀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개봉일 변경이 문제가 된다면 배급사인 NEW가 책임질 일이며 그렇다 하더라도 손익분기점이 240만인 제작비 60억여원의 소규모영화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다른 블록버스터와 흥행기대작을 피하는 것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이렇게 개봉일을 연기하였더니 '메르스 X까'라는 기염을 토하며 흥행에 성공했던 쥬라기 월드보다 더 흥행에 성공해 버렸네요?
쥬라기 공원이 바보라서 아니 자신감이 넘쳐서 메르스를 정면돌파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 각자가 처한 환경이 있고 그에 따라 전략을 짜는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뻔질나게 써먹던 레퍼토리라서, 군인한테 틀어주면 정훈영화, 민간인에게 틀어주면 애국심 팔이인 영화로 돈 뽑아먹기가 이렇게 쉬운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러고보니 이런 공식에 딱 맞는 영화가 하나 떠오르는데...

바로 명량입니다.

하지만 연평해전은 이런 공식에서 벗어나는 것이 하나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바로 '애국심 팔이' 코드입니다.

제2 연평해전은 스스로 목숨을 던져서 치른 전쟁이 아닙니다. 

피할 수 있었고 그 때문에 안타까웠으며 오히려 국민들의 외면을 받았기에 슬픈 전쟁이었습니다.
때문에 제2 연평해전에 관해서는 애국심과는 전혀 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이 영화를 창작물이라고 치더라도 그 범위는 몇명의 가공인물과 편집에 국한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꽃게라면, 후임병 갈구기, 고문관, 면회사건 같은 것이 있지만 이것들은 편집된 구성에 짜맞추기 위한 장치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나와야 했던 것은 그동안 별거 없는 내용으로 취급받아야 했던 현실 때문입니다.

즉, 이 영화가 나오기까지 도운 사람들의 목적은, '무능한 상층부에 일선 장병들 쥐어터지고, 우리가 환호를 할때 장병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우리는 그런 장병들의 희생을 기려야 한다. 그러므로 우린 애국심을 가지고 국가에 충성하자'가 아니라

'무능한 상층부에 일선 장병들 쥐어터지고, 우리가 환호를 할때 장병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그동안 우리들 대부분은 그들에게 무관심했으나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자. 그렇게 우리는 그런 장병들의 희생을 기려야 한다.'라는 결론을 말입니다.

특히 이 내용을 다큐로 만들려고 했다면 한편으로 끝낼 수 없었겠죠. 오히려 이런 사실들이 더 비현실적이고 다 담기 힘들 정도입니다.

영화에서 전투중반에 전사하는 故 윤영하 소령의 활약상은 전부 당시 이희완 중위가 다리가 절단되는 중상을 입은 직후의 것이었으며, 청각장애인으로 나오는 故 박동혁 병장의 어머니는 실제로는 지금도 아들 얘기만 나오면 실신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이었죠.

그리고 영화에서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았지만 故 윤영하 소령의 아버지인 윤두호 씨가 해군 복무당시 살려준 간첩이야기는 사실 무장간첩선을 나포한 날이 바로 아들의 전사일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순화되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입니다.


ps. 
연평해전의 영화화에는 정치적인 환경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공중파에서 다큐로 나오기 시작한 것도 정권교체 후였던 2008년 KBS가 처음이었고, 5~6년 전인 2010년만 해도 곽경택(아름다운 우리)과 백운학 감독(연평해전)이 블럭버스터급 규모로 각각 제작계획을 밝혔지만 천안함 피격사건과 투자유치 실패로 인해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덧글

  • 봉학생군 2015/07/22 10:31 #

    개인적으로는 좀 더 잘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좀 진한 영화라고 봅니다. 이왕 만들거면 잘 만들지...
  • kuks 2015/07/22 12:13 #

    중간에 투자 및 배급사였던 CJ의 이탈이 치명적이었죠.
    덕분에 원래 기획했던 내용과 180도 다른 영화가 되어버렸습니다.
  • kuks 2015/07/22 12:14 #

    그리고 처음에 소시민 제이님의 댓글을 보았는데 지금은 삭제되어있네요.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삭제한 것은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 無碍子 2015/07/22 13:19 #

    댓글의 일부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걍 애국심 감성팔이 영화였을뿐이라 느껴서 긴가민가 했는데, 친구도 그리 느꼈고, 영화보고 나오는 관람객들도 전부 그렇게 수군거리더라구요."

    내 답글도 날아갔는데요. 다행인지 클립보드에 남아있네요.

    보시고 지워도됩니다.
  • kuks 2015/07/22 13:19 #

    무애자//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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