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과 무차별적 매도의 차이



■ 이종걸 원내대표

오늘은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한 지 67년이 된다. 1948년 제헌의회는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선언했다. “대한민국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원칙은 제헌헌법1조와 2조에 성문화되어있다. 저는 제헌헌법에 비쳐 오늘 대한민국이 부끄럽다. 대한민국은 대통령 직속의 국가정보기관이 불법 해킹 프로그램으로 전 국민을 사찰하는 나라이다. 

1972년 6월 17일 다섯 명의 괴한이 워터게이터 호텔의 민주당 선거본부에 잠입한다. 그들은 은밀하게 녹음장치를 하려다 경비원에 발각되어 경찰에 체포되었다. 유명한 워터게이트 사건의 서막이다. “나는 사기꾼이 아니다. 나는 모른다.” 이 말은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궁지에 몰렸을 때 한 말이다. 닉슨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한 대통령으로서의 잘못을 단 한 번도 인정하지 않았다. 닉슨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내린 것은 자신의 무책임과 은폐였다. 스모킹건이라고 불린 결정적 증거 앞에서 닉슨의 무책임과 은폐 기도는 치명적인 한방이 되었다.

국정원이 헌법에 보장한 국민 개개인의 기본적 인권을 부당하게 침해했다. 대통령이 침묵으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국민 여론을 돌린다고 덮어질 일이 아니다. 침묵과 부인, 은폐 기도는 수많은 디지털 증거 앞에서 스모킹건에 속절없이 무너질 것이다. 우리당은 최고 전문가를 모셨다. 당의 전체 자원을 총동원해서 디지털 문서를 분석하고 기술적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이제 진실을 밝히는 것은 시간과의 싸움이 됐다. 국가정보기관인 국정원의 책임자와 대통령이 나서 진상규명을 하고 단죄할 일은 단죄하고 사과할 일은 사과해야한다. 신속하게 한다. 국민과 진실 앞에 나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경고한다.

대법원은 국가정보기관의 대통령선거 개입을 주도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책임회피성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 정치는 관여했지만 선거개입은 아니다. 2015년 대한민국에서 어찌 이런 판결이 나올 수 있는가. 위조지폐는 맞지만 사용할 수는 있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대법원은 이번 판결만이 아니라 쌍용차 노동자 정리해고,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 등에서 보수적인 기득권 옹호 판결로 최근 일관했다. 우리사회가 줄기차게 요구해온 대법원 구성과 임명과정의 투명성과 다양성이 새삼 절실한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대법관으로는 우리사회의 다양한 가치관과 세계관을 반영하지 못한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린 이번 판결에 국정원의 해킹이 겹치며 대법원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여당지도부라는 사람들은 청와대에 찾아가 대통령과 한 몸이 되겠다는 굴욕적인 충성맹세를 하고 왔다. 그러고는 뿌듯하게 돌아온 듯한 모습이다. 헌법을 파괴하고 유린한 자들은 역사에 기록되어야 한다. 역사의 법정은 공소시효가 없다. 현실의 법정에서 교묘하게 책임을 회피할 수 있을지라도 역사적 책임에서까지 자유로울 수는 없다. 제헌67년의 제헌절, 제헌의회 선배들의 추상같은 결기가 그리워지는 시기이다.


그리고 이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가 국정원에 요구한 자료 중에 하나가


대선 당시 민주당이 국정원 여직원을 미행할 수 있었던 것도 누구 덕분이었더라?
하긴 새민련이 과거에 천안함도 의혹 어쩌구 그런 식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다가 올해 2013년 쯤인가 겨우 인정했으니...


덧글

  • 비평가 2015/07/22 03:06 #

    이종걸 원내대표가 국가정보원이 전국민을 사찰한다고 단정지어서 이야기한 부분은 적절치 못했습니다.자살한 직원에 대한 과격하고 부당한 비판이 맞습니다.

    다만, 제 글에 대한 트랙백인데도 제 글과 연관성이 없는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에 대한 비판을 하시는건 적절치 못합니다.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이 천안함 피격사건을 북한 공산집단의 소행이라 분명히 확인한건 기사로 확인되는 것만 해도 올해가 아니라 2013년입니다.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3&aid=0005048881
  • kuks 2015/07/22 03:16 #

    천안함 부분은 정정했습니다. 그런데 나머지 반박이 이상하군요.

    당신 글과 연관성이 없다는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는 새민련이 당 차원에서 결성한 소위원회이고 이종걸의 발언은 연석회의에서 당지도부 차원에서 나온 발언입니다. 그러므로 분리될 수 없다고 봅니다.
  • 비평가 2015/07/22 03:43 #

    이종걸 원내대표의 발언은 당지도부의 합의사안이 아니라 개인의견입니다.물론 원내대표의 발언이니 새정치민주연합에 도의적이고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책임은 있겠습니다.그러나 당 차원에서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며,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와는 하등 상관이 없습니다.당을 중심으로 무리하게 엮으시고 계십니다.
  • kuks 2015/07/22 04:33 #

    당 차원에서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라고 보기에는 위와 같은 발언을 최고회의에서도 했습니다만?
    이는 도의적이고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책임을 넘어서 당지도부차원에서도 다루어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특히 위 발언을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의 연석회의에서도 반복한 것은 원내중심 정당의 실질적인 대표라는 사람으로서 단순한 개인입장이나 소수의 의견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 비평가 2015/07/22 04:48 #

    이종걸 원내대표가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이야기한다고 당 차원의 공식적인 입장이 되는게 아닙니다.당 대변인이 하는 말이 공식적인 입장인겁니다.당을 대변하거나 대외적으로 대표하는건 대변인과 당대표고 그나마 후자는 당내의 조율 및 합의가 종결되었을 때나 그렇습니다.위에도 썼습니다만, 이종걸 원내대표의 개인적인 의견이 많은곳에서 발표된다고 공식적인 의견이 되는게 아니며, 당 지도부 회의라고 볼 수 있는 최고회의에서 한 발언도 최고회의의 회의 결과가 아니라 이종걸 의원 개인의 의견을 피력한 것일 뿐입니다.
  • 스카이호크 2015/07/22 08:59 #

    비평가// 물론 엄밀히 따지자면 대표나 대변인의 공식 발표나 성명만 당 차원의 공식적인 입장이죠. 하지만 예를 들어봅시다. 회사의 사장-전무급 인사가 대표이사나 자신과 동급 인사의 제지를 받지 않고 공식석상에서 자신의 입장을 반복적으로 설명한다면, 일반적으로는 그걸 회사의 공식 입장으로 받아들여도 무방합니다. 최소한 어느 정도의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죠.

    단순한 개인 의견으로 치부하려면 비슷한 체급의 인사의 이견이나 당 차원의 공식적인 부정이 있어야 합니다.
  • kuks 2015/07/22 12:08 #

    원내대표라는 사람이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발언을 보고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생각한다면 새민련은 참 거시기한 당이라는 생각만 더 드네요.

    스카이호크// 설명 감사합니다.
  • 비평가 2015/07/22 13:30 #

    스카이호크 씨, 회사의 사장-전무급 인사나 대표이사가 내부적인 회의(이종걸 원내대표의 발언 역시 엄밀히 당 내 회의에서 나온것입니다.)에서 한 발언은 회사 차원의 일로 해석되지 않습니다.혹여 그정도 고위직이고 대표성 있는 직위에 있는 사람이 대외적으로 그러한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데도 회사에서 적절히 해명하지 않으면 "오해의 소지"가 있기는 하겠으나 역시 회사 차원의 입장으로 단정지을 수 없습니다.

    이종걸 원내대표의 발언이 "당 내부 회의"에서 이루어진점을 감안하셔야 하며, 설령 외부적으로 저런 부적절한 이야기를 했다고 하더라도 오해의 소지가 있을지언정 당 차원의 입장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공식적인 차원에서 아직 "의혹"이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일부 의원들의 과격한 행보에 대해 그것은 개인의견이다라고 당 차원에서 해명을 하는게 바람직하다고는 생각하지만 그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종걸 원내대표의 발언을 당 차원의 입장으로 해석하는건 비약입니다.

    kuks 씨께서 새정치민주연합을 거시기한 당으로 평가하시는거야 제가 관여할 일이 아니고,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는 제 글과 연관성이 없다는 것만 누차 지적해둡니다.
  • 스카이호크 2015/07/22 14:40 #

    비평가// 내부 회의라고는 하지만 오픈되어 있다는 점을 간과하시면 안 되죠. 그리고 이종걸은 그 발언을 자기 홈페이지에도 게시해 두었습니다. 내부 회의에서 한 발언이라고만 볼 수 없습니다.

    당 원내대표쯤 되는 인사가 공개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으니, 이견이나 (아직 공식 당론은 없고 어디까지나 개인 의사라는) 추가적인 입장정리가 곧 뒤따르지 않는다면 당 분위기가 대충 저런 느낌이겠구나 하고 넘어가도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 물론 당의 '공식 입장'에 따라 꼬리가 잘릴 위험이 있다는 점만 주의하면 말이죠.

    개인적으로 뚜렷한 결론 없는 글에서 맥락만 가지고 넘겨짚는 거 굉장히 싫어해서 어지간하면 잘 정리된 공식입장 기다리는데, 이 정도로 선명한 의견이라면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네요.

    예전 일인데, 고이즈미 준이치로가 신사참배를 '내각총리대신 고이즈미 준이치로 개인' 자격으로 했죠. 그걸 순수하게 개인 참배 행위로만 받아들이신다면야 뭐 더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 비평가 2015/07/22 20:21 #

    대화 내용이 공개된다고 해서 회의의 성격이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 측에서 책임있는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당 분위기가 대충 저런 느낌이겠구나 하고 넘어가"는 것도 역시나 무책임한 추측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나중에 꼬리를 자르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일부 의원의 과격한 발언과 당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는걸 넘어서서 곧바로 저게 저 당의 입장이구나 하고 단정지으면 안된다는겁니다.선명한 의견이 당의 선명한 의견이 아니라는걸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 티린 2015/07/22 23:38 #

    진영논리를 제외한다면, 참으로 신중한 태도라 할 수 있지만, 심각하게 순진하신 분이로군요ㅎㅎ
  • 스카이호크 2015/07/23 07:43 #

    비평가// 애써 의미를 축소하시는데, 내부 회의라도 오픈되어 있고 발언 내용이 공개될 것임을 다들 알고 한 겁니다. 비공개 회의록이 유출된 게 아니라요. 그리고 저 발언을 자기 홈페이지에 떡하니 걸어놨다는 점은 왜 무시하시나요?

    그리고 원내대표 위상 너무 낮게 보는 것 같군요. 백번 양보해 당 전체를 대변할 수는 없다 치더라도 귀하의 논리대로라면 당 소속 국회의원 전체의 입장 정도는 대표할 수 있는 위치입니다. 그게 당 전체의 입장과 얼마나 큰 차이가 있을지, 있어본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군요.
  • 비평가 2015/07/23 23:31 #

    티린 씨, 저는 진영논리를 벗어나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카이호크 씨, 발언 내용의 공개가 대내적 회의였다는 성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습니다.그리고 홈페이지 공개 부분은 대외적인게 맞습니다만, 어디까지나 당 사이트도 아니고 개인이 운영하는 사이트입니다.

    그리고 원내대표의 위상을 낮춰본적 없습니다.당 소속 국회의원 전체의 입장을 대표한다기에는 내부적 합의나 조율이 이루어졌다고 볼만한 근거가 없고, "당 전체의 입장과" 차이가 "있어본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건 황당한 질문입니다.여태껏 당 차원의 입장이 아니라는걸 계속 이야기해왔습니다.
  • kuks 2015/07/23 23:40 #

    비평가님,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는 국회 정보위의 존재를 무시하고 만든 당내 기구로서 성격상 애초에 진실규명을 위한 증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검찰 수사와 국회조사를 거부할 경우 박근혜 대통령에게 책임을 지우겠다고 공언한 상태입니다.
    백번 님의 의견을 받아들여 당 전체의 입장이 아니라고 해도 이미 당지도부에서 결정해서 기구를 만들었고 그 자리에서 위의 발언을 했습니다.
    단순한 개인의 의견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 스카이호크 2015/07/24 09:48 #

    비평가// 이해를 계속 안 하시는군요.

    내용이 외부에 공개될 것임을 전제하고 하는 회의입니다. 논의 내용의 전체 또는 일부가 대중에게 노출되어도 상관없다는 얘기죠. 더군다나 수뇌부가 그 내용을 공개석상에서 반복적으로 전파했으며 그걸 반박하거나 교통정리하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면, 공식 성명이란 건 나중에 꼬리를 자를 때나 필요하단 얘깁니다. 책임을 묻는 데는 (꼬릴 잘라버릴 수 있으니)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도 지금의 컨센서스가 어떻다는 걸 미루어 짐작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이런 걸 단순 내부 회의라고만 해석해주는 모자라다고 봐도 괜찮다고 생각될만큼 순진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개인' 홈페이지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시는데, 헌법기관이자 제2당의 국회의원들을 대표하는 사람의 엄연한 업무용 홈페이지를 그냥 개인 홈페이지라고 보는 이유가 뭡니까? 다시 한 번 여쭤보죠. 일본 '내각총리대신 고이즈미 준이치로 개인' 자격으로 한 신사참배는 개인적인 걸까요 공적인 걸까요?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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